경원선'백마고지역'..억지로 하는 애국도 애국이다

 

 

 

  경원선 복원 '백마고지역'

 

여러분 한 번 시간을 내어 백마고지역을 가 보시기 바랍니다.
요즈음 철원에 독수리가 날아온다고도 하지만 동두천을 지나 연천을 지나 신망리를 대광리를 지
나 신탄리를 지나 백마고지역에 이르는 이 여행코스도 정말 가 볼만한 곳입니다. 철원평화전망대, 모노레일, 임진강, 한탄강, 재인폭포 등 우리나라는 어느 곳이나 볼거리가 많지만 백마고지역이 있는 강원도 철원과 가는길의 경기도 연천 일대도 빼 놓을 수 없는 여행지 입니다.


이번에 경원선이 연장되어 서울에서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열차로 편히 갈 수 있게 되
었으니 나도 꼭 한 번 가 볼 생각 입니다.

 

백마고지역.
강원도 철원, 철의 삼각지
라 불리는 최전방, *인공때 프랑스 군이 싸웠다는 백마고지옆에 기차역이 개통되었다고 합니다.

경기도 철원군 신탄리역을 지나 이번에 새로 백마고지역이 생긴 모양입니다. 나는 1970년대 중반에 바로 공작새능선, 전략촌 대마리가 있는 백마고지에서 병역의무를 마쳤습니다.

  * 인공난(6.25. 인민공화국의 난)

 

나이가 들어도 모이면 부담없이 신나게 나오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입니다.
1970년대 중반 나는 백마고지에서 사병으로 병역을 마쳤는데, 그 때 절실히 느낀 것이 애국이 맘먹고
하는 것도 애국이지만 억지로, 할 수 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애국도 애국이라는 것입니다.

 

 

<백마고지, 일명 공작새 능선>

 

  백마고지.

공작새 능선이라고도 하는데 철책선이 있는 곳입니다. 능선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백마고지는 높은 산도 험한 산악도 아니었습니다. 철책선 너머에는 역곡천이라 하여 남북을 오가며 흐르는 강이 있었고, 그 강너머에는 노동당 당사 건물 있다가 폐허가 된 마을이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군대생활을 하던 당시 나는 '10불'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술. 담배. 신문. 라디오. TV. 외출. 외박. 면회. 장기. 바둑이 모두 없는 곳이니 마땅히 '10불'이로고 할만한 곳이었습니다.

1. 술 못 먹고 - 당시 최전방 철책선에 있는 군부대는 술을 마시는것을 금지
2. 담배 못 피우고 - 낮엔 피울 수 있지만 밤엔 북한괴뢰군에게 관측이 될 수 있으므로 금지
3. 신문 못 보고 - 전우신문이 들어오긴 하였지만 일반신문은 아예 구경하는 게 불가능
4. 라디오 못 듣고 - 라디오 소지 금지. 북한방송 듣는다고(?) 여하튼 개인소지 금지
5. TV 못 보고 - TV는 군부대에 아예 한 대도 없었음
6. 외출 없고 - *GOP근무기간은 외출 불가능
7. 외박 없고 - 외박도 불가능
8. 면회 없고 - 면회도 불가능
9. 장기 못 두고 - 장기둘 시간 있으면 (근무시간에 졸지말고)잠을 자라는 부대장의 특별시지
10. 바둑 못 두고 - 바둑도 마찬가지. GOP 근무는 전후반야로 나누어 장시간 근무하므로 졸려
* GOP 명사 <군사> [같은 말] 일반 전초(주력 부대의 전방에 배치되어 적을 관측하거나 적의 기습으로
부터 아군을 보호하는 부대나 진지).

 

그런 환경에서 근무하면서 생각한 것이 "지금 내가 애국하고 있구나!!!!!"였습니다.
또한 "아하! 억지로 하는 애국도 애국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강원도 철원. 요즘 강추위가 극성이지만 백마고지에서는 보통 영하 20도가 넘었고 영하 15도면 따뜻하다고 햇볕을 쬐었었습니다. 그런 혹한 속에 혹시 A형 근무가 걸리면 해뜨기 30분전부터 해뜬 후 30분까지 13~14시간씩 근무를 하는데 어찌 애국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신탄리
신탄리에는 그 당시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란 간판이 붙은 고철이된 열차가 철길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신탄리을 지나 대마리까지 열차가 가게 되고 백마고지역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모양입니다.

경원선 연천 신탄리~철원 대마리 백마고지역 구간 개통 62년 만에 다시 달린다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2112000167
<강원일보 기사 입니다. 클릭하면 서울-원산간을 잇는 경원선을 알 수 있습니다.>

 

 


 신탄리를 신탄진으로 잘못알고...
논산신병훈련소에서 신병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속을 받는데 나는 '신탄진'으로 간다고 발표 되었습니다.

 

당시 신탄진이라는 담배가 있었고, 대전옆의 신탄진에 담배공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강원도 철원에 신탄리라는 곳이 있는 것을 전혀 모르는 우리로서는 전방이 아닌 후방으로 가게 되었으니 일응 행운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군수송열차가 이상하게 논산을 출발하여 대전옆의 신탄진역을 휙 지나 용산역에 이르렀습니다. 이상하다? 열차가 다시 거꾸로 내려가는 것이겠지.. 비상식량 건빵으로 배를 채우고, 따블백을 깔고 앉아 밤을 지새웠는데, 다시 군용열차가 달립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의정부를 지나고 동두천을 지나고? 북으로 가는 것 아닌가? 열차가 도착한 곳은 동두천 북쪽의 전곡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군대생활. 알고보니 신탄진이 아니라 신탄리였고, 나는 그 지역에서 만 3년이 넘는 군대생활을 마쳤습니다.

 

거기서 참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1. 8.18 도끼만행
난 휴가에서 귀대한 날이었는데 전 부대가 진지에 투입되어 부대가 텅 비어 있었다.

2. 대대장 피납.
"00사단 00연대 00대대 대대장 유XX와 그의 부전수 이병 오봉주는 의거 월북하였다."

 

  내가 근무하던 부대의 대대장이 피납되었는데 북은 위와 같이 주장하였고, 남에서는 피납이라고 하고,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 '베시'였을 것입니다. 우리 부대에는 헬기가 여러대 오고 평소엔 보지 못하던 장군들이 여럿오고..

 

도끼만행은 우리부대에서 겪은일이 아니지만 대대장 피납은 피납당한 당일 새벽에 내가 대대OP에서 말번상황근무을 하는데 와서 "아~ 나병장 수고 많다."며 내 등을 두드려 준 그날 피납을 당하였으니 큰 사건을 겪은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 백마고지역을 다녀 와야 하겠습니다.

 

거기 임진강과 한탄강과 젊음을 불살랐던 백마고지가 있는 백마고지역을 휭~ 한 번 다녀 와야 하겠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백마고지에 근무하면서 나는 당시 실탄을 지급받아 소지하고 근무하였습니다. 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은 비록 총을 가지고 있더라고 총알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거기 가서 고생하는 장병들의 모습도 지켜 보아야 하겠습니다.

 여전히 억지로 하는 애국도 분명한 애국인 우리의 피 끓는 젊은 애국자이들이 나라를 지키는 현장인 백마고지역을......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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