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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상 홍난파. 성불사의 밤.. 홍난파가 친일파라지만...

koreanuri@hanmail.net 2013. 2. 5. 19:28

이은상 홍난파. 성불사의 밤..

  

                                                    성불사의 밤

                                                                          이은상 사. 홍난파 곡 

                                          성불사 깊은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잠이들고 객이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울게 하여라

                                         땡그렁 울릴제면 또울릴까 맘졸이고
                                         끊일젠 또울리라 소리나기 기다려져
                                         새도록 풍경소리 더리고 잠못이뤄하노라

                                      <유튜브 성불사의 밤 http://youtu.be/UBLyKR9VcC4 >

  올 겨울은 눈이 많이도 옵니다.
오늘도 또 눈 예보가 있고 설 기간 내내 춥다고하니 눈 속에 새해를 맞을 것 같습니다.
어제 밤이 깊어가는데 가곡 "성불사의 밤"의 밤을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럴바에는 성악가 시늉을 내어 1절과 2절을 정성껏 모두 불렀습니다.  이어서 절로 불러지는 "옛 동산에 올라"또 1. 2절을 모두 부르고 말았습니다.


  성불사의 밤
1930년대 이은상이 작사하고 홍난파가 작곡한 노래가 몇 곡 있습니다.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

"가고파" 등이 우선 떠오릅니다. 그 가운데 성불사의 밤은 바리톤으로 불러야 어울립니다. 이은상의 시조에 홍난파가 곡을 붙인 이 노래들이 간혹 내 곁을 맴도는 것은 이 노래에 어려있는 정취가 마음을 울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15년쯤 전에 "서울에 살어리랏다"의 저자이신 소석 강태원 선생이 남해 보리암 여행권 두장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연인과 함께 남해 보리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밤이 되자 들려오는 풍경소리에 이끌려 서성이다가 "성불사의 밤"을 불렀습니다.
연인과 함께 겨울밤 풍경소리에 취하여 먼 남해섬 산사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으니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노래를 시작하면 꼭 "옛 동산에 올라" "♪ ♬ 그 흙에 새솔이 나서 키를 재려 하는구려 ♬ ♪"까지 가야 마무리가 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요즘 강남스타일 같은 노래들이 휩싸고 있지만 간혹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은상의 시조가 1930년대 작품이라선지 노랫말이 모두 옛말이어서 더욱 정감이 들고 역시 옛 것과 새 것은 어울려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옛 것을 고리타분하다거나 새 것을 너무 혼란스럽다거나 하면서 멀리하는 것보다 어울리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 합니다.

불행하게 홍난파는 친일파로 분류 되었습니다.
그래서 홍난파가 작곡한 노래를 부르고 감상하는 것이 마음에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위 몇 곡의 노래들은 그런 것을 알고도 내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산 이은상의 시조에 곡을 붙인 것이니 노산의 시조를 감상하는 것으로 핑게를 합니다.


입춘이 지났으니 머잖아 봄이오고 진달래 개나리가 피어나고, 이은상의 또 하나 시조를 읊조릴 것입니다.

            수줍어 수줍어 다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 바위틈에 숨어피다
            그나마 남이볼새라 고대지고 말더라

이은상의 시심(詩心)은 진잘래꽃을 수줍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그렸지만 이 시조에서도 한없는 정감을 느낍니다.
가곡과 함께 어릴때 뛰어놀던 산천을 생각하며 따뜻한 마음이 되어 봅니다.


  

 

 

 .밝 누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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