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지고가는 나무지게에..
할아버지 지고가는 나무지게에.. |
올해는 봄 맞이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좀 포근하여 봄인가하면 추위가 몰려오고 때아닌 눈이 내리고 산천에 봄이 오도록 눈없을 날이 없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봄이 오고 어제(2013.03.17 일요일) 나가보니 완연한 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꽃이 일찍 피어 축제기간에 꽃이 없을까봐 걱정한다는데 여기선 아직 꽃을 볼 순 없었지만 냉이를 바구니에 그득하게 캐어 오는 것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봄을 즐기기가 어렵습니다.
봄인가 했는데 벌써 여름이 되는 것을 여러해 경험하였습니다. 그러니 봄을 바쁘게 즐겨야 합니다.
봄을 즐기는데는 윤석중 선생이 외국 곡에 가사를 붙인 "들로 산으로" 노래만한 게 없습니다.
"♪ ♬ ~ 꽃놀이 달놀이 봄놀이 봄놀이 들놀이 산놀이
엄마 아빠 손목을 잡고 들이나 산으로 놀러가자 ~ ♬ ♪"
하지만 이도 농군들의 바쁜 모습을 보면 편케 놀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손에 손잡고 즐긴다지만 이런 것을 행락으로 여겨 편치 않게 여길 사람이 있을 것 같으니 산에 올라 꽃을 보는 것이 제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봄을 맞으면 언제나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또 즐겨 외우는 동시(童詩)인지 알 수 없으나 항시 정겨운 글이 있습니다. 오늘(2013.03.18 월요일) 이 글을 쓰나라 찾아 봤더니 신영승의 "나뭇군과 지게"라는 동시(童詩)입니다.
그리고 즐겨 외우는 시조도 한 수 있습니다. 신시조인데 노산 이은상 선생의 진달래 입니다.
노래와 동시 둘 다 국민학교 교과서에 실려 어려서 학교 다닐 때 기억한 것인데 노래나 글은 다 국민학교 2학년 때로 생각 되지만 노래는 꼭 맞는 것 같은데 글을 혹시 3학년 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노산의 시조는 확실히 6학년 국어책에 실렸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 참꽃으로 불리던 진달래.. 따 먹으면 맛이 있었습니다. >
먼저 노래 입니다.
♩ ♪ ♬ ~ 진달래(?)
진달래 피었구나 눈녹은 산에
분홍꽃 여기저기 반가이웃네
겨우내 눈속에서 기다리던 봄
가자가자 진달래 봄맞이가자 ~ ♬ ♪♩
그리고 동시(童詩) 입니다.(지게꾼과 나비 신영승)
< 지게꾼과 나비. 국민학교 2학년 교과서에 실린 동시(童詩) >
할아버지 지고가는 나무지개에
활짝핀 진달래가 꽃혔습니다.
어디서 나왔는지 노랑나비가
지게를 따라서 날아 갑니다.
아지랑이 속으로 노랑나비가
너울너울 춤을 추며 따라 갑니다.
다음은 노산 이은상의 신시조 입니다.
< 바위틈에 숨어핀 수줍은 진달래 >
수줍어 수줍어 다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 바이틈에 숨어피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고대지고 말더라
첫 번째 물론 진달래을 노래한 봄노래는 많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봄이오면"이라고 생각 합니다. "봄이오면 산에들에 진달레 피네 ♪ ♬ ~ " 퍽 좋은 노래입니다. 그러나 난 국민학교 2학년 때 배운 위 노래만 한 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봄이 되어 산으로 들로 나가 진달래가 눈에 보이면 꼭 이 노래를 부릅니다. 난 어려서 진달래라는 말을 몰랐습니다.
그냥 참꽃과 개꽃으로 부르면서 참꽃을 따서 많이 먹었습니다. 개꽃은 참꽃이 지고나면 피는데 겉에 끈적이는 액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철쭉인지 지금도 구별을 못하면서 참꽃과 개꽃을 이제는 진달래와 철쭉으로 생각 합니다.
두 번째는 진달래를 노래한 글입니다.
동시(童詩)인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교과서 전시회에서 옛 교과서에 실린 이 글을 다시 본 것이 15년쯤 전인 것 같습니다. 이 동시(童詩)가 실린 교과서를 발견하자 반가움에 행사에 온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붙잡고 내가 외울테니 맞나 보라고 하고는 "할아버지 지고가는 나무지개에 ~ " 끝까지 모두 외웠더니 맞다고 합니다.
세 번째 진달래를 노래한 노산의 시조입니다.
이 시조는 얼마전 내가 여기에 쓴 글
"* 詩人 小月의 사랑 이야기. http://il11.tistory.com/147 )"에 실었습니다.
이 글은 진달래의 꽃말과 전설을 올렸는데 아래에 윗글의 일부를 옮겨 진달래꽃에 숨은 정(情)을 다시 한 번 살피면서 수줍은 진달래 시조를 외워 봅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예로 부터 진달래꽃과 두견새는 여러곳에 절실한 의미로 쓰였습니다.
김소월 진달래꽃..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노산 이은상의 신시조.. 수줍어 수줍어 다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 바위틈에 숨어피다 그나마..
고려시대 이조년의 다정가..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만은 다정도..
고려시대 정과정곡.. 내님을 그리사와 우니다니 산 접동새난 이슷하요이다. 아니시며 거츠르신달 잔..
소월의 약산 진달래, 노산의 수줍은 진달래, 이조년의 춘심 모르는 자규, 정과정곡의 님을 그리워 하는 접동새, 그 외에도 이태백 등 많은 시인묵객들이 진달래꽃을 노래하였는데 진달래꽃에 숨어있는 절실한 사랑을 알고서야 시인(詩人)의 마음을 바로 알 수 있고, 시(詩)를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올 봄에는 아이에게 위 노래와 시 시조 등을 들려 줘야 하겠습니다.
다섯살 유치원 졸업식(2013.02 여섯살에 다시 유치원 다니므로 수료식)에서 음악상을 받았는데 선생님이 놀랍게 한두 번 노래를 들으면 따라한다고 하셨던, 올해 다시 같은 유치원에 입학한 나의 여섯살 아이랑 함께 산으로 들로 진달래 봄맞이를 가야 하겠습니다.
(음악상? 이런상이 유치원에 있을까요? 선생님이 만든 상일 것입니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