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샛각시,기둥각시..  생성하고 소멸하는 말과 행위...

 

  우리들이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뜻이 들어 있는 말과 행위는 불현듯 사라지고 또 다시 생겨난다.

살아오면서 익히고 배우고 하여온 여러 말과 행위에는 여러 의미들이 퍽 많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 것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지 않으니 깨달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가운데 말이나 행위에 깃든 의미가 없어지고 또 새로운 말이나 행위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의미가 깃들고, 말과 행위는 그렇게 생장하고 소멸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많이 하는 것이 무엇일까?
말하는 것일 것이다. 숨쉬는 것 다음으로는 말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굳이 보는 것 생각하는 것 하면서 헤아리기로 들자면 더 있겠지만 말보다 더 많이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말.
어느나라 어느민족이나 자기들이 쓰는말을 우리말이라고 할테니 우리말도 우리가 쓰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렵다고들 한다. 거기에 세계에서 제일 과학적이면서도 쓰기쉽고 모든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이 어울리면서 가장 쉬우면서도 또 가장 어려운 우리말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난 몇 가지 재미있는 말을 어려서 부터 되뇌여 왔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흐르는 것 같지만 어제 일요일(2013. 05.26) 우리 어머님은 나도 모르는, 내가 볼 때 한 번도 하여본 적이 없으신 일을 하셨다.
 갑자기 장꽝(장독대)에 가시더니 내게 옹기하나를 가르키며 열라고 하신다. 옹기뚜겅이 꽉 달라 붙어 어머니 힘으로 열지 못하신 것이다. 열어보니 소금이 들어있다. 내가 우리집 살람살이를 알 턱이 없다.

그러니 장독대의 소금옹기도 모르는 것이다. 어머니는 소금을 한 보시기 푸셨다. 그러시더니 싱크대에 가서 끓여 놓은 물을 바가지에 퍼 나오라고 하신다. 영문을 모른채 남비에 끓고 있는 뜨거운 물 한 바가지를 퍼가지고 조심조심 나왔더니 차로 회관엘 가시자고 하신다.

  어머니를 차에 태웠는데 한 손에는 소금이 담긴 보시기를 들고, 또 한손으로는 뜨거운 물이 담긴 바가지를 조심히 차의 바닥에 놓고 앉으신다. 아니, 소금과 뜨거울 물을 가지고 회관에 가자고? 자칫 물이 엎지러지면 큰일이다 싶어 조그만 통을 내어 거기에 바가지를 담고 출발하였다.

  회관(경로당)에 도착하신 어머니는 아픈 허리 때문에 한참을 걸려 차에서 내리시더니 먼저 소금을 길바닥에 뿌린신다. 난 도와 드리지도 못하고 뭐하시는 것인지? 보는데. 이번에는 뜨거운 물을 소금위에 뿌리신다. 그러고는 지팡이를 짚고 비척거리시면서 옆의 밭둑에 가시더리 보시기를 내 던지신다. ??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 자리에서 넘어지셨는데 귀신이 달라 붙었는지 허리가 아파 견딜 수 없어서 귀신을 쫒으셧다는 것이다. 아하! 

  장사하는 사람들이 재수 없다면서 소금을 뿌리는 모습을 본 적은 있다. 그런데 저렇게 소금을 뿌리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르니 짐작하여 볼 수 밖에 없다. 아마 소금과 뜨거운물 때문에 귀신이 어마, 뜨거라 도망가는 것 아닐까? 그런데 보시기를 버린 이유는 뭘까?

  허리 아픈것은 척추뼈가 물러 앉아서라고 진단을 받았고, 워낙 고령이라 세라믹으로 굳히는 것도 어렵다하여 허리보조대를 차고 그대로 굳기를 기다리면서 세월이 약이라하고 있는데 그런 설명이 어머니께는 별무소용인 것이다.  여하튼 오랜 우리의 민속하나를 어머니를 통하여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좀 더 움직이실 수 있으셨다면 밥을 짓고 약간의 제물도 마련하고 하여 상을 차려서 귀신을 청해다 쫒았을 것이라고 하신다. 아무 필요없는 일을 하신 것이지만 그래서 허리가 덜 아파졌다고 여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말도 그렇다.

오랜 세월 우리조상들이 써온 말 가운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의미들이 퍽 많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 것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지 않으니 깨달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가운데 말에 깃든 의미가 없어지고 또 새로운 말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의미가 깃들고, 말은 그렇게 윤회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말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 샛서방 기둥서방 혹은 샛각시 기둥각시
* 방구 방고 방귀 구고귀口高貴
* 엉뎅이 방뎅이 궁뎅이
이 글을 하필 19금이나 15금이하의 아이들이 읽는다면 곤란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또한 이 말들은 사전에 나오지 않거나 사전에 실린 우리말의 뜻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위에 말한대로 오랜 우리말이 흘러 내리는 것이고 내가 혼자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체득하고 깨달은바이니 그대로 유실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여기에 올린다.


먼저 새라는 말이다.
문경새재를 혹은 조령이라고 하는데 영락없이 새(鳥)다. 그러나 원래는 사이를 나타내는 새였다고 한다.

사잇재가 줄어 샛재가 되었는데 사람들이 오랫동안 새로 알아 새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 샛서방 기둥서방 혹은 샛각시 기둥각시
  내가 먼저 말하고자 하는 말은 샛서방과 기둥서방이다. 또한 샛각시와 기둥각시란 말도 성립될 것 같다.
 - 샛서방, 이 말이 무슨 말인가? 여자는 입이 둘이라고 한다.
  자기 남편이 여자의 두 개의 입 가운데 윗입을 잘 먹여 잘리는데 아랫입을 잘 못먹여 살리면 남편을 두고 사이에 다른 남정네를 두는 것을 샛서방이라고 한단다.
 - 기둥서방, 그럼 기둥서방은? 물론 그 반대이다. 남편이 아랫입을 넉넉히 먹여 살리면서 윗입을 못먹여 살리니 구명지책으로 돈이 넉넉한 남자를 사귀어 호구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새서방이라고 하면 전혀 다른 뜻이 되고 꼭 샛서방이라고 해야 한다. 새각시나 새서방은 신랑신부를 이르는 말이니 확연히 구분이 된다. 또한 샛각시나 기둥각시라 하여도 남녀가 바뀌었을 뿐 같은 의미가 될 것은 당연하다.


 

* 방구 방고 방귀 구고귀口高貴
  다음으로 방구 방고 방귀이다. 구口와 고高와 貴귀의 절묘한 조화이긴 한데..
 - 방구. 지독하게 냄새가 나며 주로 아주머니들이 꾸는 방귀.
 - 방귀. 귀할귀자이니 무엇이겟는가? 주로 아가씨들이 조리 안나게 피식 꾸는데 냄새도 나지 않는 방귀.
 - 방고. 높을고자이니 소리가 요란하다. 주로 아버지들이 일부러 크게 내어 꾸는데 냄새는 별로 심하지 않은 방귀.

 


* 세번째로 엉뎅이 방뎅이 궁뎅이
 - 엉뎅이. 주로 유부녀의 엉덩이를 이르는 말로 엉큼하다는 뜻이 들어있다.
 - 방뎅이. 주로 처녀들의 엉덩이를 이르는 말로 막아낸다는 뜻이 들어있다.
 - 궁뎅이. 주로 과부들의 엉덩이를 이르는 말로 궁하다는 뜻이 들어있다.

 

  이상 세 가지 말이 위에 말했지만 사전에 실린 말이나 말뜻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일응 유모어라고 생각하더라도 말 속에 실린 우리말의 오랜 흐름이 숨어 있다고 생각 되기도 한다.
우리 어머니가 소금을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귀신을 떼어낸다고 하시는 것에서 위의 말들에 생각이 미쳤지만 그렇다고 이 글을 읽고 시험보면서 이 내용을 정답으로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하여온 뜻이 들어 있는 말과 행위.
그 것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니 깨달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가운데 말이나 행위에 깃든 의미
가 없어지고 또 새로운 말이나 행위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의미가 깃들고, 말과 행위는 그렇게 생성하고 소멸하면서 윤회할  것이다.
작은 것 사소한 것에도 깃들어 있는 의미들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생장소멸을 따르며 살아갈 일입니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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