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꽃. 달맞이 꽃을 보면서 달린다..      요정(妖精 Nymph)과 함께 세월과 가을을 보면서...

 

 

 

  여름이 절정에 이르면 달맞이 꽃이 핀다.
애기똥풀이 피고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달맞이 꽃이 피어나면 한 달 정도는 출근길에 달맞이 꽃을 벗하면 달릴 수 있다. 왜 출근길이냐고? 달맞이 꽃은 밤에만 핀다. 해가 뜨면 봉우리를 오무려 버린다. 그러니 아침 일찍 출근길이나 밤이 이윽하여 달맞이 꽃을 봐야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철따라 여러가지 꽃이 핀다.
그런데 달맞이 꽃이 피면 유난히 여러 생각을 하면서 출근길을 달리게 된다. 이미 알고 있고 수없이 반복한 이야기와 노래를 되풀이 한다.


  달맞이 꽃 전설
이 전설을 중학교 때 1968년 쯤 영어책에서 알았다. 영어책에 달맞이 꽃 전설이 실려 있었고 영문으로 실린 전설을 선생님을 따라 읽으며 기억한 것이 지금에 이르기 까지 잊혀지지 않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 길섶에 핀 달맞이 꽃. 07시가 지나면 꽃봉우리가 오무라지므로 햇살 없을 때 찍어서... >

                    = 화려하고 가득해야만 맛이 아니다. 수수한 달맞이 꽃이 그래서 좋다 =


또 한 가지 잊히지 않는 원인이 있다.
맹인가수 이용복이 1972년 부른 달맞이 꽃이란 노래이다.
난 기타를 들면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이용복의 달맞이 꽃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기타를 치면서 이 노래를 한 번 불러 봐야 하겠다.

 


                                                         달맞이 꽃
                                                                                김정호/시   이용복/노래

 


               1.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2.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달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                           한 새벽 올 때까지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 가는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 가는
                    그 이름 달맞이꽃                                         그 이름 달맞이 꽃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서산엔 달님도 기울어
                    새하얀 달빛아래 고개숙인                             새하얀
달빛아래 고개 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네 모습 애처롭구나

 

 


< 유튜브 이용복의 달맞이 꽃>  <==클릭   http://youtu.be/XTZO3DMFp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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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요정(님프) 들이 햇님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날마다 모여서 햇님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느라 시간 가느줄 몰랐지요.


그런데 한 요정은 달님을 사랑했습니다.


다른 요정들이 햇님만 사랑하는 것이 불만이었고 항시 달님을 기다렸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된 다른 요정들이 아폴로(태양신)에게 일러 바쳤습니다.


화가난 아폴로는 밤이면 구름으로 달을 가려 달을 사랑하는 요정이 달을 보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달을 사랑하는 요정은 달님을 기다리다 지쳐 그만 죽었고 그 자리에 예쁜 달맞이 꽃이 피어났습니다.

 

 


  달맞이 꽃은 밤에만 핀다.
달이 요요한 밤이면 더욱 아름답다.
위 이용복이 부른 노래 달맞이 꽃의 노랫말을 보라.
기다리다 지쳐 꽃이 되었고 달밝은 밤이면 피어나서 쓸쓸하게 시들어가는 달맞이 꽃의 애처로운 모습을 잘도 그렸다.


위 노래의 작사자도 작곡자도 달맞이 꽃 전설을 알았던 게다.
이용복은 맹인이니 달맞이 꽃과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 노래를 더욱 절실히 불렀던 게다.

 

사실 달맞이 꽃은 귀하거나 멋있는 꽃이 아니다. 잡초 처럼 아무데나 흔하게 피어나서 밟히고 뽑히며 끈질기에 살아가는 모습이 애처롭지만 잡초로서의 강인함을 품고 있는 꽃이다.  얼마나 흔하였으면 연속극의 화면에 절로 잡혔을까?

 

                                                  < MBC 사극 '불의 여신 정이'에 등장한 달맞이 꽃 >


그런데 얼마전 이상한 꽃을 보았다.
이름하여 낮 달맞이 꽃이란다. ?? 그래서 살펴 보았는데 05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낮 달맞이 꽃과 밤이면 피는 달맞이 꽃이 같은지 다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달맞이 꽃이 피었으니 궁금증을 풀어 본다.

 

                                   < 낮 달맞이 꽃. 꽃만 보고서는 달맞이 꽃과 잘 구별 되지 않는다. >


과연 현대의 육종술은 뛰어나다.

우장춘 박사의 후예들인가? 밤에만 피는 달맞이 꽃을 맘대로 볼 수 없으니 낮에 볼 수 있도록 품종개량을 한 것이겠지만 나는 다른 점과 같은 점을 굳이 찾았다.


낮 달맞이 꽃은 달맞이 꽃과 달리 달을 기다리지 않는다.
꽃송이는 거의 같다. 그러나 그 기다림까지 낮 달맞이 꽃에 옮겨오지 못했다.
달맞이 꽃은 키가 크고서야 꽃이 핀다. 그렇게 큰 키를 하고 핀 모습이 정녕 달을 기다리고 반기고 사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길섶에 이름없는 잡초처럼 피어 튼튼하고 실하게 피어나지 못했지만, 그래서 잘 자라지 못해 조그마하지만, 꽃가지 끝에 애처롭게 달린 모습은 퍽 달을 반기는 모습이다.

 

 

 

달맞이 꽃이 지면 가을이 오겠지..
가을이 오면 달맞이 꽃이 지겠지..
오늘도 달맞이 꽃을 차창 밖으로 보면서 달린다.
달빛아래 달맞이 꽃을 보면 그 애처로움에 가슴이 시리다.
새벽길 안개속에서 시드는 달맞이 꽃을 보면 세월과 가을이 보인다.
밤에 피어나 아침에 지는 달맞이 꽃에서 아름다운 기다림을 배우고 그 꽃에 나의 기다리는 마음을 싣는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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