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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2) 외할머니, 상사화, 나리꽃, 도라지꽃, 메꽃...

 


* 여름(1) 외할머니. 깨, 김장배추, 무, 알타리, 고구마,봉숭아..

* 여름(2) 외할머니, 상사화, 나리꽃, 도라지꽃, 메꽃...


  외할머니.
노랫말에 '외할머니'가 들어간 노래가 있다. 난 할아버지 할머니는 안 계셨고 오직 한 분 외할머니가 날 퍽 예
뻐하셨던 기억만 있는데 노랫말에 '할머니'가 들어간 노래도 거의 없지만 '외할머니'가 들어간 노래는 아예 없다고 생각 된다. 그런데 제목 미상의 도라지꽃과 나리꽃을 부른 노래의 노랫말에 '외할머니'가 들어간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이 글을 쓰는 오늘(2013.08.13 화요일)은 칠석날이다. 아이와 저녁에 비오는지 보자 견
우와 직녀가 만나 눈물을 흘리면 비가 된다는 것 알지? 여섯 살 아이가 뭘 알아선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상사화相思花라는 꽃이 견우 직녀 보다 더 힘들게 상사相思하는 것 같다.
(이 글은 어제(2013.08.12 월)에 이어 두번 째 텃밭에서 있었던 일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 텃밭에 도라지 나리 상사화 더덕꽃 등이 피어 있다.
그런데 상사화가 피어나 화사하다. 오늘이 칠석날이어서 상사화相思花 이야기가 더욱 새롭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아 서로 볼 수 없어 그리워 한다하여 상사화相思花라고 한단다.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 오작교를 건너 만나서 눈물을 뿌릴 수 있는데 그도 못하니 가히 가슴아픈 그리움일 수 밖에 없겠다.

 

< 상사화相思花 우리나라가 원산지이고 피부질환에 쓰이는 약용식물인데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어서.. >


상사화 사진을 보니 과연 꽃은 있는데 잎이 없다. 왜 꽃필때면 잎이 다 스러지는 것일까? 살갗에 돋는 물집을 없애고 옴이나 악성종기를 치료하는 약용식물이라는데 이 꽃이 우리 텃밭의 한구석에 피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 분명 우리식구 가운데는 심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어난 꽃이 8~9월 염천을 빛내니 반기지 않을 수 없고, 오늘 같은 칠석날에는 이야기거리가 하나 더하여 진다.

 


지난해 도라지꽃과 메꽃을 소재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 우리 텃밭에는 도라지꽃이, 울타리 주변에는 나리꽃이 한창이다. 꽃을 아주 곱고 예쁘고 멋있게 사진으로 찍으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도라지꽃이 한꺼번에 피었다 지는 게 아니라 피어선 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찍은 사진의 도라지꽃은 시들어 말라붙은 꽃과 그 꽃이 맺혀 씨봉우리리가 맺힌 것과 새로 피어나는 꽃이 함께 찍혔다. 그러니 아주 깨끗하고 꽃만 찍은 사진과 다르지만 난 이렇게 꾸미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찍은 사진도 나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텃밭 한쪽의 도라지꽃. 언제 까지 필지 모르지만 피어서 지는데다 가지가 쓰러져 흐트러진 모습으로 아름답다. >
< 빗속에 더덕과 섞여서 핀 도라지꽃. 더덕꽃도 피었는데 이 사진을 찍은 지난 일요일(08.11) 비가 와서 못 찍었다. >


도라지꽃을 볼때면 그리고 마침 함께 피어나는 나리꽃을 볼때면 아이랑 함께 노래를 부른다.
"나들이 옷 갈아 입고 외할머니 댁에 갈때면~" 나들이가 무엇인지 외할머니가 무엇인지 묻는 것을 가르쳐 주었더니 몇 번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잘 부르고, 자주 내게 불러 달라고 하고, 노래를 좋아한다.


       제목: 미상


도라지꽃은 보라빛 언니가 좋아하던 꽃..
나리꽃은 빨간빛 내가 좋아하는 꽃..
언니는 보라빛 저고리 나는 다홍치마..
나들이 옷 갈아 입고 외할머니 댁에 갈 때면..
언덕위에 앉아서 따서 따서 들던꽃..
언니는 언제나 도라지꽃 나는 언제나 나리꽃..


이 노래의 제목을 모른다.
국민학교 6학년 음악책에 실려 있어 배운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직 노래를 차지 못하였다.
찾다 못해 내가 불러볼까 하였으나 악보가 없어 코드를 잡을 수 없으니 기타반주하면서 노래 불러보기도 어렵다.


난 어려서 클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 계셨다. 오직 한 분 외할머니, 난 할머니의 정情을 외할머니에게서 모두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노랫말에 외할머니가 들어간 이 동요를 좋아하였고 도라지꽃과 나리꽃을 볼때면 외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부른다. 시간이 나면 동요전문 사이트 등에서 이 노래를 찾아 봐야 하겠다. 정 구할 수 없으면 악보를 구한다음 직접 코드를 붙여 기타로 연주하면서 내가 한 번 부르면서 녹음하여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사진은 곱게 찍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에 나가 꽃을 피사체로 찍어 보니 곱게 찍는 다는 것은 자연이 아닌 인공을 찍는 것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연에서 피어서 지다보면 시든 꽃이 있고 혹은 기형이거나 벌레 먹은 꽃도 있게 마련인데 곱게 찍자고 시든 꽃을 따내다 보면 사람의 손이 가게 마련이고 그렇게 찍은 사진은 보기엔 좋을지 모르지만 자연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지금 위의 더덕과 함께 피어난 도라지꽃도 그렇다. 비까지 오는 날씨인데다 더덕 꽃도 함께 피어 있는데 그대로 찍었더니 내가 보기엔 그대로 품위가 있다.  산더덕이 아닌, 언제인지 모르게 먹고 남은 더덕을 흙에 묻어 두었더니 절로 나듯 자라 오른 마당 한편의 더덕이지만 도라지와 따로 심었는데 어떻게 섞였을까? 더덕이 자라는 곳에 옆의 도라지꽃의 씨가 바람에 떨어져 싹이 돋을 것일까?

 

 

 

 

< 울가의 나리꽃. 동영상은 내가 서투른 솜씨로 촬영하였음. 건너산의 산나리는 산길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

 

 

그리고 또 도라지와 나리꽃이 들어간 노래가 두 곡 있다.


~~~~< 1. 첫 번째 노래. 여름 > ~~~~~~~~~~~~~~~~~~~~~~~~~~~~~~~~~


도라지 캐러간 바구니 속에   나리꽃 메꽃이 웬일인가요.
랄라랄 랄라랄 랄라랄 랄랄    랄라랄 그러게 여름이죠.


쿵더쿵 방아가 춤을 추는데   마실간 누나는 왜 안올까요.
랄라랄 랄라랄 랄라랄 랄랄    랄라랄 그러게 여름이죠.

 

김영수 작사  / 홍난파 작곡의 1930년대에 만들어진 여름 이라는 곡이라고 한다.
"- 김포지방 민요" 가운데 위 노래와 가사가 거의 비슷한 노래가 있어 김영수 작사 / 홍난파 작곡이라고 하지만 민요를 채록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김포지방 민요는 아래와 같다.


1  바구니 끼고서 도라지 캐러 간   누나는 웬일로 안 오실까요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   바둑이 데리고 찾아갈까


2  은하수 별들이 물결을 치는데   마을 간 언니는 왜 안 올까요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   큰언니 손 잡고 찾아갈까

 

 

~~~~< 2. 두 번째 노래. 도라지꽃 > ~~~~~~~~~~~~~~~~~~~~~~~~~~~~~~~~~


도라지꽃
                 박화목작사 윤용화작곡

 

도라지꽃 풀초롱꽃 홀로 피었네
솔바람이 잠자는곳 산골짜기
옛부터 졸졸 흘러온 흰물줄기
한밤중엔 초록불내며 몸씻는 소리

 

도라지꽃 악보와 노래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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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악보오른쪽의 전체보기를 클릭한 후  " ▶ "을 클릭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흐르는 노래가 방해 되면 화면 아래로 내려가 유튜브 동영상을 중지시킨 후 들어 보기 바랍니다. >


그런데 난 위 노래 가사의 도라지꽃과 풀초롱꽃이 다른 꽃으로 알고 찾아 보느라 애썼는데 알고보니 도라지꽃이 초롱꽃과에 속하는 꽃이어서 작사자가 도라지꽃을 풀초롱꽃이라고 붙였을까? 초롱꽃, 금강초롱꽃, 섬초롱꽃 등 초롱꽃목 초롱꽃과의 여러 종류의 초롱꽃도 위 상사화와 같이 우리나라가 원산이라니 이렇게 정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메꽃.

위 노래의 가사에 들어 있어 지난해에도 이 사진을 글에 올렸다. 올해도 집 앞에서 여러차례 메꽃을 보았고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그냥 넘겼는데 이 사진을 지금 다시 사용한다. 집 앞의 메꽃은 두세 송이 보이던 것이 이젠 10여 송이가 피어고 있는데 한창 필 때 사진을 찍어 볼 생각이다.

 

                               < 메꽃 - 나팔꽃과 메꽃은 비슷하지만 확연하게 다르다. 메꽃은 분홍빛이다.  >

 

 

흐르는 노래는 유튜브에 올라 있는 동심초同心草이다.

왜정시대倭政時代 이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김천애는 봉선화鳳仙花와 아주 깊은 사연이 있는 분이다.

아래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봉선화를 부르다가 3개월 옥고를 치렀다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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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천애씨

[한국일보] 1995-04-03 (사회) 사망 30면 판 274자 스크랩

 소프라노 김천애씨가 지난달 30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서 급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서울대 음대교수, 숙명여대 음대학장을 지낸 김씨는 일제말 「봉선화」를 불러 민족의식을 일깨웠으며 해방후 한국 최초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 창립등에 참여했다. 1941년 일본 무사시노(무장야)음대 졸업음악회에서 앙코르곡으로 「봉선화」를 부르다 3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김씨는 72년 미국으로 이민, 혼자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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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67년 쯤 한장의 우리가곡 음반을 구하였다.

거기엔 테너 가운데 으뜸인 이인범이 부른 희망의 나라로를 비롯하여 테너 안형일의 산들바람과 함께 소프라노 김천애가 부른 봉선화와 동심초 등이 실려 있었다.

 

테너 이인범은 우리나라 테너를 처음 개척한 분이지만 고음에 약간의 탁음이 있다는 것을 음악시간에 들었는데 그 음반에 실린 희망의 나라로 산들바람 등과 함께 소프라노 김천애의 봉선화鳳仙花와 동심초同心草 등이 당시 중학생이던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음반은 지금 없다.

1970년대 화재로 음반 650여장이 소실 되었는데  옛 음반을 파는 도깨비 시장에서 간혹 내가 소장하던 음반을 발견하고 사들이기도 하였지만 위의 노래들이 실린 음반은 아직 발견하지 못해 안타깝다.

 

한가지 더, 봉선화를 작곡한 홍난파나 동심초를 작곡한 김성태 등이 친일파로 판명 되었다.

위 신문기사에서 보듯 1941년에 김천애가 봉선화를 불러 3개월 옥고를 치렀다는데 그 노래를 작곡한 홍난파가 친일활동을 하여 친일파로 낙인 찍힌 것은 정말 아이러니이다.

 

봉선화와 동심초를 감상하더라도 홍난파나 김성태의 친일에 대한 비판 정신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간혹 듣는다. 친일파가 작곡하여 안타깝지만 심금을 울리는 음악을 아예 백안시 할 수 없어서이다.

 

 

 * 유튜브 동심초 <== 클릭   http://youtu.be/Tcc9lHOvR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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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에 "옛이야기와 앞이야기와 새이야기와 올이야기...(2013.04.13 수)"란 글을 쓰면서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의 시를 김억이 번안한 동심초를 올린 적이 있는데 오늘 이 글에 흐르는 노래로 유튜브의 동심초를 채택하였다. 옛 김천애의 음반을 구하지 못해 안타깝고 흐르는 노래를 누가 불렀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성악가들이 국제사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 김천애의 후배들 가운데 어느 훌륭한 소프라노일 것이니 여기서 들어서 유감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너무 장황하여 한 번 더 쓸까 하다가 이렇게 마감한다.
상사화. 도라지꽃. 나리꽃. 메꽃. 이 네가지 꽃과 이 꽃들에 얽힌 감회, 그리고 흐르는 노래 등과 관련된 사연들
을 모두 쓰려면 더 많이 써야할 것 같다. 각 꼭지 마다 한 편의 글로 쓴다해도 유감이 없을 것이다. 더우기 요사이 글쓸 시간이 부족하여 이 글만해도 지난 08.13 화요일에 작성한 것을 6일이나 지난 오늘(2013.08.19 월요일)에 겨우 올리는 형편이니 독자 제현의 양해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 완전한 것이 없다는 것이 서유기(손오공)의 마지막에 나온다.
불경을 가지고 돌아오던 삼장법사가  요괴가 나타나 불경을 물에 빠뜨려 말리려고 바위위에 널었는데  돌에 눌어 붙어 표지가 훼손 되자 관음보살(?)이 나타나 인간세상에 완전한 것을 남길 수 없기에 일부러 그렇게 하였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나의 이 글도 어찌 완전하길 바랄 것인가?
이 것으로 만족하여야 하겠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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